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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1년 간의 메타버스 근무 솔직후기(좋은 점, 아쉬운 점)

 저는 현재 직방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021년 11월 1일에 입사하여, 이번 달로 딱 1년이 되었네요!

 직방은 전 직원이 메타버스 사무실인 SOMA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년간 메타버스에서 근무하면서 좋은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 솔직하고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보려 합니다. (회사에서 시키거나 후원받은 것이 절대 아님!)

 

메타버스 속의 나

좋은점

 

 메타버스 사무실로의 출근(?)은 일반적인 재택근무와는 조금 달랐습니다(아무튼 출근이랄까요...). 재택근무에 대한 장단점은 이미 많이 분석되어 있지만, 1년 간 경험한 메타버스 근무의 개인적인 좋은 점 3가지를 꼽아보았습니다.

 

1. 깊게 몰입할 수 있다.

 첫번째, 업무에 깊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업무의 특성 상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뽑거나, 데이터를 가지고 알고리즘을 만드는 복잡한 일을 수행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럴 때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2시간 정도 깊게 몰입하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곤 하는데, 메타버스 근무환경은 이럴 때 도움이 되었습니다. 메타버스 세상은 회사의 곳곳에서 들려오는 다른 일에 정신을 빼앗길 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어요 (특히, SOMA에서는 포커스존을 마련해서 집중할 수 있는 자리도 있습니다).

 

1년 간의 데스크 셋업 변화

 

여기에 내 집, 내 방에서 일하다보니 내가 몰입할 수 있는 환경과 데스크 셋팅을 할 수 있는 것도 업무에 깊은 몰입을 도와주는 요소였습니다.

 

2. 출퇴근 시간이 모두 내 시간으로

 두번째, 출퇴근 시간이 모두 내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경기도에서 살고 있는데요, 이전 회사는 출퇴근 시간이 적어도 3시간은 소요되었습니다. 메타버스로 출근하고부터 이 시간들이 모두 내 시간이 되었고, 현재는 아침 2시간, 저녁 2시간을 따로 빼서 개인적인 공부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소요되지 않으니 공부하는 시간을 따로 빼놓고도 책을 읽거나, 가족들과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원래 출퇴근 시간에 책을 읽었어서, 책은 이전보다 조금 덜 읽게 된다는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만)

 

1년 간 공부한(그리고 공부하고 있는) 책들

 

꾸준히 내 공부 시간을 사용하니 그 시간들이 쌓여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 좋습니다.

 

3. 어디에서든지 일할 수 있다.

 세번째, 어디서든 일할 수 있습니다.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고 하면 이게 장점인가, 단점인가 싶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확실히 좋은점이었습니다. 특히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이면 그 동네의 직방 라운지(지역별 거점오피스)에 가서 일을 하고 저녁에 긴 이동 시간 없이 만남을 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자주 가는 강변역 직방 라운지

 

또 어디서든 일할 수 있으니 지방에 일이 있을 때, 미리 이동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명절 연휴 기간에도 휴가를 쓰지 않고 미리 이동하여 하루 정도는 지방에서 일을 하고 가족들과 명절 기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네트워크 속도가 나와야 하는 것이 허들인데, 저의 경우 50Mbps 정도 나오니 업무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워케이션! (왼쪽: 제주 함덕해변 앞, 오른쪽: 해운대 해수욕장 앞)

 

추가로 팀원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함께 일하며 놀았던 워케이션 경험도 참 좋았네요!

 

아쉬운 점

 

 메타버스로의 출근이 좋은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좋은 점들이 더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업무를 하면서 개인적인 아쉬운 점 3가지를 꼽아봤습니다.

 

1. 옆 길로 새는 일이 잘 없다.

 첫번째, 메타버스 근무는 내 업무 이외의 일로 새는 일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저는 오지랖이 참 넓은 사람입니다. 이런 습관은 일할 때도 발휘(?)가 되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적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팀의 회의를 불쑥 참가하여(허락을 구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거나, 다른 팀과 수다를 떨다가 서로 업무적인 도움을 받은 일도 많았습니다. 메타버스에서는 그냥 지나가다가 어떤 회의를 하고 있는지 알게 되거나, 지나가다 가벼운 인사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히 아쉬웠습니다.

 

각자 자리에서 근무하는 모습 (출처: 직방 채용 유튜브)

 

심지어 같은 팀 내에서도 다른 구성원이 하는 일을 쓱~ 엿보는 것이 불가능하니, 재밌는 아이디어가 나오거나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는 일은 의도하지 않는 이상 자연스레 나오기가 힘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주어진 일 외에 이런 쓸데없는(?) 시간이 혁신을 만드는 단초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2. 분위기 파악을 하기 어렵다.

 두번째,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회사의 분위기 파악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회사 전체의 분위기를 잘 파악하며 눈치껏 행동하는 것도 일잘러의 조건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사적인 성과가 있다면 그런 긍정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모두가 으쌰으쌰하는 것은 사기 진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메타버스 세상은 지나치게 조용한 면이 있습니다. 공식적인 공지가 아니면 회사 전체적인 분위기나 옆 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보다는 회사와 조금 더 멀어진 느낌이 듭니다.

 

물론 회사와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을 장점으로 여길 수 있겠지만, “우리는 잘 되고 있어!”라는 기분으로 일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3. 컴퓨터 리소스를 많이 쓰게 된다.(내 돈…)

 세번째, 메타버스에서 일하고부터 내 집(가정집)의 리소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특히 전기를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저는 머신러닝같은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릴 때도 있고, 메타버스 오피스 프로그램인 SOMA도 켜 둬야 하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쓰게 됩니다.

 

실제로 이전보다 전기세가 제법 많이 나왔습니다. 당연한 결과일 수 있고, 출퇴근 교통비가 안나오기 때문에 쌤쌤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짠돌이인 저로서는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원래 사무실에서 여름에는 빵빵한 에어컨, 겨울에는 따뜻한 히터, 집보다 빠른 와이파이와 풍부한 전력 등이 직장인들이 느끼는 행복 중 하나니까 이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혹시 회사에서 지원을 해주면 아주 좋을지도…?)

 

결론

 결론은 ‘대체로 좋았다!’ 입니다.


본문에서 메타버스 근무의 좋은 점, 아쉬운 점을 각 3가지씩 뽑았지만 확실히 좋은 점이 더 많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지옥철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등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으니까요.

 

 직방 안성우 대표는 메타버스 근무를 ‘사는 지역과 일을 분리할 수 있는 혁신이다’ 라고 언급하였고, 저도 이 비전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정확히는 전국의 48.9%)이 살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근무지로 인해 이 곳에서 살아갑니다. 그만큼 수도권에는 편리한 인프라들도 많이 생겼지만, 문득문득 인구 분산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내가 사는 지역과 일이 분리될 수 있다면 효율적인 인구 분산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혁신은 점진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아직은 아쉬운 점도 있고, 인구 분산이라는 궁극적인 혁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 뿐만이 아니라 교육, 행정 등 많은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효율적으로 활용되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메타버스 근무는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험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고의 전환(이게 되네?)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사회와 기업도 이러한 기술의 혁신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더 좋은 세상을 만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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